재고가 안 맞을 때 어디부터 뒤져야 하는지. 함께 찾는 재고 차이·분실 확인·감량도 정리했습니다. 귀금속 재고관리 — 무게·순도별 재고와 실사, 분실·오차 잡기.
금은방이나 금거래소를 하다 보면 월말 실사에서 장부와 실제 재고가 안 맞는 날이 온다. 몇 돈이 비거나, 반대로 장부에 없는 물건이 나온다. 이럴 때 제일 먼저 의심하는 게 사람인데, 순서가 틀렸다. 귀금속프로그램에 찍힌 입출고 기록부터 거꾸로 훑는 것이 먼저다. 사람을 의심하는 건 기록을 다 뒤진 다음의 일이다. 재고 오차는 대부분 한 덩어리로 오지 않는다. 작은 차이가 몇 달 쌓여 있다가 실사할 때 한꺼번에 드러난다. 그래서 "이번 달에 무슨 일이 있었나" 만 보면 답이 안 나온다. 마지막으로 장부와 실물이 맞았던 시점이 언제인지부터 잡고, 거기서부터 앞으로 훑어야 한다.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면 이 작업이 몇 분이면 된다. 손으로 적는 장부라면 며칠이 걸린다. 재고관리 프로그램을 쓰는 이유의 절반은 사실 이 순간을 위한 것이다.

실무에서 가장 흔한 재고 불일치 원인은 도난이 아니라 **단위와 순도 환산**이다. 돈·그램·온스가 섞여 들어가거나, 14K·18K·24K를 순금 환산 없이 한 칸에 더해 놓은 경우다. 1돈은 3.75g인데 3.75를 3.7로 반올림해 입력해 온 매장은, 거래 500건이면 오차가 눈에 보일 만큼 쌓인다. 특히 위험한 건 14K와 18K다. 18K는 순금 함량이 75%, 14K는 58.5%다. 매입할 때는 순금 환산 중량으로 계산하고 재고에는 총중량으로 올려 두면, 장부상 순금량과 실제 순금량이 계속 벌어진다. 반대로 하면 반대로 벌어진다. 어느 쪽이든 실사 때 "왜 이만큼이 비지" 가 된다. 그래서 재고를 볼 때는 항상 두 칸을 같이 봐야 한다. 총중량과 순금 환산 중량이다. 한 칸만 관리하는 매장은 오차가 나도 어디서 났는지 못 찾는다.

세공·수리·정련 과정에서 금은 줄어든다. 이걸 감량이라고 부른다. 광내기, 사이즈 조절, 땜, 정련 — 각 공정마다 줄어드는 정도가 다르고, 같은 공정이라도 업체와 물건에 따라 다르다. 그래서 "감량률이 몇 퍼센트다" 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. 거래하는 세공소마다, 물건마다 다르다.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**기록 여부**다. 세공소에 10돈을 보내 9.8돈이 돌아왔다면, 그 0.2돈은 어디로 갔는지 장부에 항목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. 감량 칸이 없는 장부는 이 0.2돈을 그냥 사라지게 만든다. 그리고 몇 달 뒤 실사에서 "몇 돈이 빈다" 로 나타난다. 감량을 계속 기록해 두면 부수 효과가 하나 더 생긴다. 세공소별 평균 감량이 쌓인다. 어느 집이 유독 많이 줄여 오는지가 숫자로 보인다. 이건 따지자는 얘기가 아니라, 우리 매장의 정상 범위를 아는 것이다. 정상 범위를 모르면 비정상도 못 알아본다.
"없어졌다" 로 결론 내기 전에 물건이 매장 안에 그냥 다른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다. 진열장에서 금고로 옮겼는데 기록을 안 했거나, 수리 맡긴 물건이 아직 안 돌아왔거나, 고객이 맡겨 놓은 물건이 우리 재고에 섞여 들어갔거나 하는 식이다. 특히 세공소·감정원에 나가 있는 물건이 문제다. 물리적으로 매장에 없으니 실사할 때 안 잡히고, 장부에는 재고로 남아 있다. 이게 재고 차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. 그래서 실사표에는 "매장 내 재고" 와 "외부 반출 재고" 를 따로 두어야 한다. 한 칸으로 합치면 매번 안 맞는다. 위탁·전시 물건도 같다. 우리 물건인데 우리 매장에 없는 상태다. 이걸 구분하지 않은 채로 세면, 셀 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.

무작정 전부 다시 세는 건 시간만 쓴다. 순서가 있다. 먼저 **품목을 좁힌다.** 전체 재고에서 몇 돈이 빈다고만 알면 못 찾는다. 14K 반지에서 나는지, 24K 골드바에서 나는지, 순금 목걸이에서 나는지를 갈라야 한다. 오차가 특정 품목군에만 있으면 원인도 그 품목의 처리 방식에 있다. 여러 품목에 골고루 퍼져 있으면 단위 환산이나 입력 규칙 쪽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. 다음은 **기간을 좁힌다.** 마지막으로 맞았던 실사 날짜와 지금 사이를 절반으로 자르고, 중간 시점의 재고를 계산해서 어느 쪽 구간에서 벌어졌는지 본다. 이걸 두세 번 반복하면 대개 몇 주 단위까지 좁혀진다. 구간이 좁아지면 그 기간 전표만 보면 되니 일이 확 줄어든다. 마지막이 **전표 대조**다. 좁혀진 기간의 매입·매출·세공 전표를 실물 흐름과 하나씩 맞춰 본다. 여기까지 왔는데도 설명이 안 되는 중량이 남으면, 그때가 분실을 의심할 시점이다. 이 순서를 건너뛰고 처음부터 사람을 의심하면, 실제로는 환산 오류였던 일로 직원을 잃는다.

정답은 매장마다 다르다. 거래량이 많고 세공 반출이 잦으면 자주, 골드바 위주로 회전이 느리면 덜 자주 해도 된다. 다만 기준 하나는 공통이다. **오차를 찾아낼 수 있는 간격**이어야 한다. 1년에 한 번 실사하면 오차가 나도 12개월치 전표를 뒤져야 한다. 사실상 못 찾는다. 한 달에 한 번이면 뒤질 전표가 한 달치다. 찾을 수 있는 양이다. 그래서 실사 주기는 "얼마나 정확히 관리하고 싶은가" 가 아니라 "오차가 났을 때 추적할 수 있는가" 로 정하는 게 맞다. 전수 실사가 부담이면 순환 실사도 방법이다. 품목군을 나눠 매주 한 군씩 돌면, 한 달이면 전체가 한 바퀴 돈다. 매장 문 닫고 하루 종일 세는 것보다 부담이 적고, 오차 발견은 오히려 빠르다.

프로그램을 쓴다고 오차가 없어지지는 않는다. 잘못 입력하면 프로그램도 잘못된 숫자를 들고 있다. 다만 줄어드는 오차 유형이 분명히 있다. **계산 오차**가 먼저 사라진다. 돈↔그램 환산, 순도별 순금 환산, 시세 곱하기 중량 — 사람이 하면 틀리는 계산을 기계가 한다. 앞서 말한 3.75를 3.7로 쓰는 종류의 실수가 안 생긴다. **이력이 남는 것**이 그다음이다. 언제 누가 어떤 물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가 남으면, 기간을 좁히는 작업이 검색 몇 번으로 끝난다. 손 장부로 며칠 걸리던 일이다. 오차를 못 찾는 매장의 대부분은 오차가 커서가 아니라 추적할 기록이 없어서다. **외부 반출 상태 관리**도 프로그램 쪽이 낫다. 세공소에 나간 물건을 상태값으로 걸어 두면 실사표에서 자동으로 빠지거나 별도로 잡힌다. 손으로 하면 매번 빠뜨린다.
첫째, **입고 시점에 잰다.** 나중에 재겠다고 미루면 그 물건은 영원히 정확한 중량을 못 갖는다. 매입한 그 자리에서 저울에 올리고 그 숫자를 기록에 넣는다. 둘째, **반출은 무게를 적어 보내고 무게를 적어 받는다.** 세공소에 보낼 때와 받을 때 중량을 둘 다 기록하면 감량이 저절로 잡힌다. 한쪽만 적으면 차이가 안 보인다. 셋째, **오차가 났을 때 덮지 않는다.** 몇 푼 안 되니 다음에 맞추자고 넘긴 오차는 다음 달에 더 커져서 온다. 작을 때 원인을 찾으면 몇 분이고, 쌓인 뒤에 찾으면 며칠이다.
매장마다 다릅니다. 거래량·취급 순도·세공 반출 빈도에 따라 정상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, 남의 매장 기준을 가져다 쓸 수 없습니다. 대신 우리 매장의 실사 결과를 몇 회 쌓아 두면 평소 오차 범위가 보입니다. 그 범위를 벗어난 달이 들여다볼 달입니다. **
총중량과 순금 환산 중량을 따로 관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. 순도별로 칸을 나눠 세고, 순금 환산 합계를 따로 냅니다. 순도가 다른 물건을 총중량으로만 더하면 그 숫자는 시세 계산에도 못 쓰고 오차 추적에도 못 씁니다. **
보낸 중량과 받은 중량을 매 건 기록해 두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. 기록이 쌓이면 그 세공소의 평균 감량이 나오고, 이번 건이 평소보다 많은지 아닌지를 숫자로 말할 수 있습니다. 기록 없이 감으로 따지면 대화가 안 됩니다. **
아닙니다. 외부 반출(세공·감정·수리) 중인지, 위탁·전시로 나가 있는지, 매장 내 다른 보관 위치로 옮겨졌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. 그다음 해당 기간 전표를 대조합니다. 이 과정을 다 거치고도 설명되지 않는 중량이 남았을 때가 분실을 검토할 시점입니다.